새봄이 왔네

블로그 이미지
시작하지도 않고 끝나버린 이야기
soldoremi

Article Category

분류 전체보기 (15)
일상 (11)
업무 (2)
사진글 (0)

Recent Post

Recent Comment

Recent Trackback

Calendar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Archive

My Link

  • Total
  • Today
  • Yesterday

즐거울 것도 없는 아침부터 저녁까지의 시계열의 연속면에서 움직이는 실체로 존재하다가 6시가 되면 오래된 오이처럼 시들어 버리는 그런 날들만 존재하다가 이따금 새로운 이야기 혹은  낯선 접촉을 하게 되면 이렇게 잠을 이루지 못한다. 그러게나 말이야.

내가 손을 뻗어 닿을 수 있는 곳의 일들과, 무리를 해서 잡을 수 있는 것, 그도 아니고 너무 멀리 있는 것, 아니면 원래는 내 것이었으나 내가 버린 것들과 또는 누군가가 멀리 집어 던진 것들이라는 몇 가지 분류 안에서 내가 가장 제일 먼저 집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 아니 내가 집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아니 정확히는, 내가 집어 던져 점수를 낼 수 있는 것은 무엇인가.

and

느즈막히 일어나 와이프가 출근하는 것을 본다.

차려 놓은 것들 중 손으로 집을 수 있는 것들만 먹고

본격적인 식사를 잠시 유예한다.


여름부터 즐겨 보던 '청담동 스캔들'은 작년 말에 최종회를 방영했고

학기는 한 바퀴 돌아 유급을 겨우 면한채로 이제 마지막 연차가 된다.

70여일 후면 아빠가 될 것이며 

실은 내일부터 다시 직장인이 되어 있겠다.


이런 생활의 비정상적 종료.


누가 갑자기 재부팅 버튼을 누른 것 같다.

그런데 사실 내가 누른게 맞다.

알면서도 답답한건 당연한 일이지.


'나는 정말 미쳤나봐 오늘 밤도 빙빙도는 이 세상'

이 노래 참 좋아하는데, 오늘 밤만이 아니라 매일 매일 빙빙도니까 어지러워 죽겠네.

술은 마셔도 마셔도 또 마시고 싶어.

자꾸 정신을 놓고 싶은건 왜일까.


허리는 이제 그만 좀 아팠으면 좋겠고

예상 가능한 범주의 마음의 병은 당분간 찾아오지 않았으면 한다.

내 인생 말고도 책임져야 하는 것들이 좀 되니까 이제는. 


긍정의 힘! 같은 말을 싫어하는 나지만

그런 나라도 가끔 절박하게 긍정 에너지로 가득한 사람이 되고 싶어.

and

1

그 여자에게 편지를 쓴다 매일 쓴다
우체부가 가져가지 않는다 내 동생이 보고
구겨 버린다 이웃 사람이 모르고 밟아 버린다
그래도 매일 편지를 쓴다 길 가다 보면
남의 집 담벼락에 붙어 있다 버드나무 가지
사이에 끼여 있다 아이들이 비행기를 접어
날린다 그래도 매일 편지를 쓴다 우체부가
가져가지 않는다 가져갈 때도 있다 한잔 먹다가
꺼내서 낭독한다 그리운 당신……빌어먹을,
오늘 나는 결정적으로 편지를 쓴다


2

안녕
오늘 안으로 나는 기억(記憶)을 버릴 거요
오늘 안으로 당신을 만나야 해요 왜 그런지
알아요? 내가 뭘 할 수 있다고 믿기 때문이요
나는 선생이 될 거요 될 거라고 믿어요 사실, 나는
아무것도 가르칠 게 없소 내가 가르치면 세상이
속아요 창피하오 그리고 건강하지 못하오 결혼할 수 없소
결혼할 거라고 믿어요

안녕
오늘 안으로
당신을 만나야 해요
편지 전해 줄 방법이 없소

잘 있지 말아요
그리운……
and
prev Prev : [1] : [2] : [3] : [4] : [5] : Next nex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