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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8.16
최근들어 어떠한 시스템의 붕괴 또는 붕괴 후의 상황을 목도하게 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그러한 목격 자체가 일상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는 점이다.
어떤 사람들은 그나마 구축해 놓은 적법절차나 법치주의라는 시스템이라는게 있어서 쉽사리 이상한 세상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었다. 물론 1년 후에는 더이상 그러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없었다. 이제는 그로부터 6년이 지났다. 사람들은 그러한 생각을 했던 적이 있었다는 사실조차 잊었다.
생각보다 사람들은 적응을 빨리 한다. 그러한 시스템이라는 것이 원래부터 없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게 속 편하다.
왜 우리는 정해놓은 일들을 하지 않고 지키지 않는가. 그럴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신호등이 뻔히 있는 8차선 도로에서 무단횡단을 하여도 경찰에 적발되지 않고, 죽지만 않으면 된다고 생각한다. 다들. 그래서 너무 무섭다.
아직까지 언급한 시스템을 일종의 사회적 신뢰로 바꿔서 표현해도 된다고 생각한다. 사실 어떠한 측면에서는 시스템은 현재에도 유지되고 있다. 물론 유감스럽게도 '인의없는 전쟁'을 조장하는 시스템이라서 그렇지.
사실 내가 그렇게 뭘 잘못했는지 모르겠는데 요즘 일들이 제대로 되지 않아서 많이 속상하다.
욕심을 부려서 그럴 수도 있고. 아니면 내가 그저 그런 인간이어서 그럴지도.
하지만 분명한 것은 나는 과도한 행운을 얻었고 그 행운을 잘 써야 한다.
그래서 좌절하기보다는 현재에 만족하고, 또 더 충실하게 살아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행복해야 한다.
무엇이 나를 괴롭히는지 잘 알고 있고, 그래서 그걸 이겨내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서울로 자리를 옮기게 되면서 제일 걱정되었던 것이, 대학원 마지막 학기 세미나를 어떻게 해야하나였는데
그냥 매주 KTX를 타고 다니기로 했고 오늘이 그 첫날이었다.
서울역에서 대전역으로, 대전역에서 월평역으로, 그리고 월평역에서 스쿨버스로 갈아타고
대강당 앞에서 내려서 도서관 가서 책 빌리고 책 사고, 또 태울관 가서 노트랑 이것저것 사고
백남준홀에서 강연 듣고, 러플린 홀에서 피자 먹고
그리고 다시 대강당에서 셔틀타고 정부청사역에서 내려 대전역으로 가고.
서울에 오니 8시.
많이 피곤하지도 않았지만 뭔가 여행을 한 느낌.
카이스트는 정을 붙이면 참 좋았을 곳 같은데...
새삼 지난 2년여의 대전 근교에서의 생활이 그리워진다.
마음의 고향ㅎㅎ인 우리 학교가 물론 더 좋지만.
온전히 학생이었던 때가 그리워진다.
아마 그랬더라면 도서관에서 책을 더 빌려볼거고
교수님들에게 질문도 더 많이 할거고
재미있는 다른 과 전공도 더 많이 듣고.
졸업 때문에 포기했던 국문과 부전공도 끝냈을거고.
하지만 예전에 다른 블로그에서 본 글처럼.
지나간 날은 없는 것이다.
논문이나 잘 쓰자.
대학원 입학 첫날처럼 연구노트를 산만큼.